진은영 선생님의 시 추천과 수업소감
2008/06/12 14:03 | 공지사항 | Permanent link | posted by 원

* 진은영 선생님께서 멋진 글을 보내주셔서 제가 대신 올립니다~


친구들 안녕? 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 되어서
밤새 잠을 못이루었네. 그리고 아침이 되니 갑자기 어제 본 여러분의 얼굴이 떠오르면서
기분이 상쾌해지더군. 그리곤 마구 친근한 느낌이 드는거야. 그래서 오늘만큼은
아주 친근한 사이처럼 가볍게 말을 놓아보기로 했지..     

일단 아름다운 시 한 편을 여러분에게
수업시간에 읽은 폴란드 시인 쉼보르스카의 시인데..
센이 수첩에 적어가지고 다니면서 다른 친구들에게도 다 읽어주길 바래. 


두번이란 없다

두 번 일어나는 것은 하나도 없고
일어나지도 않는다. 그런 까닭으로
우리는 연습 없이 태어나서
실습 없이 죽는다.

인생이란 학교에서는
꼴찌라 하더라도
여름에도 겨울에도
같은 공부는 할 수없다.

어떤 하루도 되풀이 되지않고
서로 닮은 두 밤(夜)도 없다.
같은 두 번의 입맞춤도 없고
하나같은 두 눈맞춤도 없다

어제 누군가 내곁에서
네 이름을 불렀을 때,
내겐 열린 창으로
던져진 장미처럼 느껴졌지만

오늘, 우리가 함께 있을 때
난 얼굴을 벽 쪽으로 돌렸네.
장미? 장미는 어떻게 보이지?
꽃인가? 혹 돌은 아닐까?

악의에 찬 시간, 너는 왜
쓸데없는 불안에 휩싸이니?
그래서 넌 - 흘러가야만해
흘러간 것은 - 아름다우니까

미소하며, 포옹하며
일치점을 찾아보자
비록 우리가 두방울의
영롱한 물처럼 서로 다르더라도.

쉼보르스카


이 잠못 이룬 아침에 어울리는 무척 아름다운 시라는 생각이 들어.
이게 여러분에게 보내는 나의 수업소감이야. 희옥스가 
함께 공부했던 친구들에게 참고자료를 소개해주길 부탁해 와서 생각해봤는데...

일단 여러분이 니체의 [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]를 아주 천천히 읽고 나서
[도덕의 계보]를 읽어가기를 바래. 이 두 권의 책을 함께 읽고나서
(내가 여러분끼리의 소규모 강독모임을 제안했던 것 기억나지?)
더 필요하다면 나에게 메일하기 바래. 나의 메일주소는 허브와 왕양, 그리고 희옥스, 원도 알고 있어.

그리고 아름다운 시집도 몇 권 추천할께

1. 일단 김혜순, 최승자의 시집은 뭘 읽어도 좋으니까 읽어볼 것.(고정희는 모두들 읽어보았을테니..)
이상희의 [잘가라 내 청춘]. 허수경의 [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]

2. 황지우의 [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]. 이성복의 [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], 장정일의 [햄버거에 대한 명상]
최승호의 [진흙소를 타고], 기형도의 [입 속의 검은 잎], 김중식의 [황금빛 모서리], 곽재구의 [사평역에서]. 백석의 [모닥불] 박상순의 [6은 나무 7은 돌고래]

등등이 대체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(꽤 오래된) 시집이지.. 최근 십년간 나온 시집들은 좀 천천히 읽어도 되지 않을까?

나는 낡은 시집들을 사랑해. 그래서 낡은 시집들을 먼저 골라 봤어.

여러 철학자들의 철학을 공부하고 또 시를 읽고
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싫어하는 사람들과 싸우며
내가 어떤 사람일까  생각하곤해.
나는 쌀벌한 진실을 못견디기 보다는 달짝지근한 위선을 못견디는 사람인 것 같아.

그래서 이 세상의 도처에서 원한감정을 발견하고 그걸 용감하게 발설하는  철학자 니체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아.니체의 이 상쾌한 매력에 여러분도 오래도록 매혹되기를...

마지막으로 한 가지.. 여러분이 나에게 내기로 '약속'했던 과제를 계속 기다리고 있겠음! ^^ 

728